이베리코 삼겹살 3가지 등급 (베요타, 세보) 먹어본 후기

이베리코 돼지고기, 다 같은 게 아닙니다. 진짜 이베리코를 구별하는 3가지 등급(베요타, 세보 데 캄포, 세보)과 라벨 색깔을 알려드립니다. 올리브유 성분의 고소한 지방 맛의 비밀과 플루마, 세크레토 등 특수부위까지 알려드립니다.

이베리코 돼지고기 지방

이베리코 돼지고기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지방’에 있습니다. 일반 돼지고기의 지방과 달리, 이베리코의 지방은 올리브유의 주성분인 ‘올레인산(Oleic Acid)’이라는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 건강한 지방 성분 덕분에, 이베리코의 지방은 느끼하지 않고, 소고기 마블링처럼 입안에서 고소하게 녹아내리는 놀라운 풍미를 줍니다.

잠깐! 일반 수입 삼겹살 정보가 궁금하다면?

만약 스페인 이베리코뿐만 아니라, 칠레, 캐나다 등 다른 나라의 수입 삼겹살을 고르는 전반적인 노하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이전 글을 먼저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전 글 바로가기] 수입 삼겹살, ‘이 나라’ 고르면 절대 후회 안 합니다 (고기 고수들의 꿀팁)

진짜 이베리코를 구별하는 법: 3가지 등급(라벨) 확인하기

모든 이베리코가 똑같은 이베리코는 아닙니다. 스페인 정부는 이베리코 돼지의 혈통, 사육 방식, 먹이에 따라 총 3가지 등급으로 엄격하게 나누어 관리합니다. 이 등급에 맞게 맛과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1. 베요타 (Bellota): 도토리를 먹고 자란 1%의 귀족

‘베요타’는 스페인어로 ‘도토리’를 의미하며, 이베리코 중에서도 최상급, 즉 1% 미만에게만 허락되는 등급입니다.

이베리코 베요타
이베리코 베요타

베요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스페인 청정 자연 ‘데헤사(Dehesa)’ 목초지에 방목되어, 마지막 증체 기간(몬타네라) 동안 오직 야생 도토리와 풀만을 먹고 자라야 합니다.

  • 라벨 색상: 100% 순종은 블랙 라벨, 75% 이상 혼혈은 레드 라벨로 구분됩니다.

2. 세보 데 캄포 (Cebo de Campo): 자연과 사료의 하이브리드

‘세보 데 캄포’는 ‘초원에서 키운 사료 먹인 돼지’라는 뜻입니다.

베요타처럼 데헤사 목초지에 방목되어 자라지만, 도토리만 먹는 것이 아니라 곡물 사료를 함께 먹으며 자랍니다. 자연 방목의 장점과 사료를 통한 균일한 품질 관리가 되는 등급입니다.

베요타만큼의 강렬한 지방 맛은 덜하지만, 곡물 사료를 함께 먹기 때문에 안정적인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베요타를 구매하여도 맛의 편차가 크지 않습니다.

  • 라벨 색상: 그린 라벨

3. 세보 (Cebo): 농장에서 곡물사료

‘세보’는 ‘사료’라는 뜻으로, 방목하지 않고 축사 내에서 곡물 사료만을 먹고 자란 일반 등급의 이베리코입니다. 비록 도토리의 풍미는 없지만, 이베리코 품종 자체가 가진 우수한 유전자 덕분에 일반 돼지고기보다는 훨씬 더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냅니다.

  • 라벨 색상: 화이트 라벨
등급 (라벨)사육 방식먹이맛과 풍미 특징
베요타 (블랙/레드)자연 방목오직 도토리와 풀견과류 향, 압도적인 풍미, 깊은 감칠맛
세보 데 캄포 (그린)자연 방목도토리, 풀 + 곡물사료훌륭한 풍미와 부드러움, 균형 잡힌 맛
세보 (화이트)축사 사육오직 곡물사료일반 돼지보다 고소하고 부드러움

이베리코 삼겹살 먹어본 후기

포장을 뜯었을 때부터 일반 삼겹살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짙은 선홍빛 살코기 사이로 소고기 꽃등심처럼 하얀 마블링이 촘촘히 박혀있는 모습에 한번 놀랐고, 불판에 올렸을 때 돼지기름 냄새 대신 버터처럼 고소한 향이 퍼지는 것에 두 번 놀랐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역시 ‘맛’이었습니다. 잘 익은 한 점을 소금만 살짝 찍어 입에 넣는 순간, 일반 삼겹살의 지방이 ‘기름지다’고 느껴진다면, 이베리코의 지방은 ‘크리미하고 고소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씹을수록 기분 좋게 서걱거리는 듯한 독특한 식감까지 더해지니 왜 사람들이 ‘명품’이라고 부르는지 바로 이해가 되더군요.

이베리코 품종의 특수 부위

이베리코는 삼겹살 외에도, 다른 돼지에서는 맛보기 힘든 특별한 부위들이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맛보시길 추천합니다.

  • 플루마(Pluma): ‘깃털’이라는 뜻으로, 등심 끝에 붙어있는 깃털 모양의 부위입니다. 부드러움과 쫄깃함을 동시에 가진 완벽한 밸런스가 특징입니다.
  • 세크레토(Secreto): ‘비밀’이라는 뜻처럼, 등심 안쪽에 숨겨져 있어 전문가만 발라낼 수 있는 부위입니다. 극강의 마블링으로, 돼지고기에서 소고기 꽃등심 같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아바니코(Abanico): ‘부채’라는 뜻으로, 갈비뼈 바깥쪽에 붙어있는 부채 모양의 부위입니다.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일품입니다.
  • 프레사(Presa): 목심 위쪽에 위치한 부위로, 육향이 매우 진하고 육즙이 풍부하여 스테이크용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마무리하며

이 콘텐츠는 이베리코 돼지고기의 특징인 올레인산이 풍부한 지방을 설명하고, 먹이와 사육 방식에 따라 나뉘는 3가지 공식 등급(베요타, 세보 데 캄포, 세보)을 구별하는 법과 플루마, 세크레토 등 일반 돼지고기에서는 맛보기 힘든 특수 부위를 소개하며 이베리코 삼겹살을 먹어본 후기 더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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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1. 이베리코 베요타 등급의 블랙 라벨과 레드 라벨은 뭐가 다른가요?

A1. 두 라벨 모두 도토리만 먹고 자란 최상급 베요타 등급이지만, ‘순종 혈통’ 비율에서 차이가 납니다. 블랙 라벨은 100% 순종 이베리코 흑돼지에게만 부여되는 최고 등급입니다. 레드 라벨은 이베리코 혈통이 50% 또는 75% 이상인 교배종에게 부여되므로, 구매 시 혈통까지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블랙 라벨을 선택해야 합니다.

Q2. 가장 낮은 등급인 ‘세보(화이트 라벨)’는 맛이 없나요?

A2. 아니요, 일반 돼지고기와 비교하면 훨씬 맛있습니다. 비록 방목하지 않고 곡물 사료만 먹고 자랐지만, ‘이베리코’라는 품종 자체가 가진 유전적 특성 덕분에 일반 백돼지보다 근내지방(마블링)이 풍부하고 육질이 부드럽습니다.

Q3. 이베리코 돼지고기는 특유의 냄새가 없나요?

A3. 네, 일반 돼지고기에서 나는 특유의 누린내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최상급인 베요타 등급의 경우, 도토리를 먹고 자라면서 지방에 올레인산 함량이 극도로 높아져, 돼지기름 냄새 대신 버터나 견과류 같은 고소하고 향긋한 향이 납니다. 좋은 품질의 이베리코는 소금 외에 다른 양념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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